글로벌 부동산 및 인프라 자산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를 평가하는 기관 GRESB(Global Real Estate Sustainability Benchmark)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9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GRESB는 지난 1일 한국 대표부를 설립하고, 김윤진 전 어패스리질리언스 CSO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GRESB는 2009년에 설립된 이후로 부동산과 인프라 자산이 환경 및 사회, 이해관계자와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통합 벤치마크로 자리매김해왔다. 이 기관은 환경 보호 및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평가 기준은 에너지 절감 정책, ESG 목표 수행 여부 등을 포함하여 1스타에서 5스타까지 총 5단계로 나뉜다. 가장 높은 등급인 5스타는 경쟁 기업의 상위 20%에 해당해야만 받을 수 있다.
특히, 신세계그룹의 자산관리 부문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이는 국내 리테일 부문 최초로 GRESB에서 5스타를 획득한 바 있다. GRESB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실물자산의 지속 가능성과 리스크를 명확히 파악함으로써 투자자들의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의 실물자산 시장은 지난 몇 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ESG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미주 및 유럽 국가들에 비해 낮은 상황이다. GRESB는 이번 한국 진출을 통해 ESG에 대한 인식 개선과 지속 가능한 투자 문화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이 글로벌 IT 강국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 부품공장 등에서의 에너지 효율성 및 ESG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생에너지, 운송, 전력공급 등 인프라 시설에도 ESG 평가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GRESB는 인프라 ESG 사업부문을 확대하고, ESG 관련 전문 자격증인 ‘GRESB AP’ 과정을 도입하여 투자자들이 ESG 투자 의사 결정을 신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트레이 아처 GRESB 아시아 대표는 한국을 방문하여 국내 실물자산 전문 운용사 및 기관 투자자들과 만나 한국 시장의 ESG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GRESB 한국 대표부는 앞으로 데이터 기반으로 자산 포트폴리오의 에너지 및 온실가스 성과를 분석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ESG 요인 외에도 재무 지표를 통합하는 인덱스 개발을 검토할 예정이다.
김윤진 신임 대표는 “주주 중심에서 이해관계자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ESG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면서, 관련 산업에서 ESG와 관련된 규제가 점차 자리잡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JP모건 크레딧 애널리스트로 경력을 시작하여 교보생명, 국민연금공단, 라이나생명 등에서 투자 부문을 거친 경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