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가 급락, 경영권 분쟁과 지분 경쟁의 여파

고려아연 주가가 최근 급격히 하락하며 10%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일로 예정된 주주명부 폐쇄일을 앞두고, 영풍과 MBK파트너스 간의 치열한 지분 매입 경쟁이 계속되면서 주식 시장에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급등락은 국내 증시가 투기적인 양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의 주가는 6일 오후 1시 40분 기준으로, 176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전일 대비 23만4000원(11.7%) 하락한 수치다. 이날 장중에는 240만7000원까지 상승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은 10조원 이상 감소하여 코스피 시총 5위에서 8위로 하락하였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지난 10월 24일 100만원을 넘는 ‘황제주’로 등극한 후 최근 200만원을 돌파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200만원을 넘는 종목이 국내 증시에서 등장한 것은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이후 7년 만이다. 이러한 주가 폭등은 다음 달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분 경쟁이 심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임시 주총은 11월 23일에 진행되며, 주주 권리 행사를 위한 주주명부 폐쇄일은 오는 20일이다. 지분 확보가 임박한 만큼 장내 지분 매집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최윤범 회장과 영풍·MBK 간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면서 급등하기 시작했으며, 최 회장은 최근 보유 지분을 17.18%에서 17.50%로 늘린 것으로 공시되었다. 현재 영풍·MBK 연합의 고지분율은 39.83%에 달하고, 최 회장과 그의 우호 세력 지분은 약 34%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두 진영 모두 절대적인 지분을 확보하지 못해 국민연금의 입장이 주목받고 있다. 국민연금의 고려아연 보유 지분은 5% 내외로 추정된다.

고려아연의 주가가 급등하자 한국거래소는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투자 경고 종목 지정을 고려하고 있다. 거래소의 시장 경보 제도는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으로 분류되어 있다.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뒤 주가가 더욱 오를 경우 거래가 일시 중지될 수 있으며, 투자위험 종목이 지정되면 해당일 1일간 거래가 정지된다.

전문가들은 경영권 분쟁이 있는 테마주가 단기적으로 수급 집중으로 인해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음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대형주의 급등락이 투자자 보호와 기업 가치 제고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경고하며,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특별한 주의를 당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