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최근 유동성 위기설을 타개하기 위해 건축자재사업부 매각을 진행 중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최대 1조원 규모로 평가받고 있으며, 비핵심 사업을 카브아웃(Carve-out) 방식으로 떼어내고 있다. 이는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하면서 불거진 유동성 위기설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국내 주요 IB를 통해 다양한 국내외 원매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모투자펀드(PEF)와 전략적투자자(SI)가 해당 사업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의 건자재사업은 인조 대리석 브랜드 스타론, 고순도 천연 석영을 주원료로 한 래디언스, 자연 광물 원료로 제작한 로셀린 브랜드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연간 매출액은 약 4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800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건자재업체들의 기업가치를 일반적으로 EBITDA의 약 10배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 때문에, 롯데케미칼 건자재사업부의 매각가는 약 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또한 IB 업계에서는 주택경기의 회복과 더불어 금리 인하 전망이 이어질 경우, 롯데케미칼이 건자재사업부의 기업가치를 최대 1조원까지 기대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국내 건자재 시장은 LX하우시스, KCC, 현대L&C 등 세 개의 대기업이 점유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비교적 후발주자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경기 악화로 매출이 주춤했던 최근 2~3년과 다르게, 향후 건설경기가 개선될 경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업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의 매각 외에도 유동성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그룹의 핵심 사업인 유통, 관광, 화학 부문을 제외한 비핵심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매각하고 있다. 다음 순서로 롯데렌탈의 경영권 지분 약 60.67% 매각을 추진하며, 기업가치 2조5000억원을 기반으로 1조원 이상의 가격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롯데렌탈의 주요 인수 후보로는 올해 상반기 SK렌터카를 인수한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언급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롯데쇼핑은 부산에 위치한 센텀시티 롯데백화점 매각을 진행 중이며, 폐점 후 부동산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효율화를 위해 여수공장의 일부 가동을 중단하고, 올 19일에는 EOD 사채권자 집회를 열 예정이어서 향후 상황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