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기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관세 정책이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유로화와 미국 달러의 평행선 회복 전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럼프의 재정 계획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단기적으로 통화 완화에 더욱 신중해지도록 만들 수 있다. 또한, 수출의 감소는 유로 지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인다.
유로존의 경제 전망이 약화된 가운데, 러시아와의 지정학적 긴장감 상승도 유로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의 11월 5일 선거에서의 승리 이후, 미국 달러 인덱스는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유로화는 급격히 하락하며 202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05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두 달 전, 유로화는 1.17달러에 거래되던 시절과 비교하면 상당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상품에는 60%의 관세를 제안하고 있다. 이는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연준이 예상보다 느리게 금리를 인하하고 단기적으로 더욱 신중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해당 통화가 강세를 보인다.
경제학자 제임스 라일리(Capital Economics)의 주장에 따르면, 트럼프의 승리가 이어지면서 유로화는 2025년에는 달러와의 평형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도 유로화가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타격을 입었던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관세 정책의 규모와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트럼프의 정책이 신속하게 구현되고 유럽이나 중국의 반격 정책이 없다면, 유로-달러 환율은 0.95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스의 모델링에서는 유럽 제품에 대한 10% 관세와 이후의 보복이 더해질 경우, 유로화는 달러와의 평형점을 이룰 것으로 보았다. 골드만삭스 또한 2025년 외환 전망에서 트럼프의 관세와 재정개혁이 정체성 있는 달러 강세를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하며, 유로에 대한 전망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2022년에 비해는 유로화가 안전 자산으로 다시 부각되었지만, 여전히 러시아와의 긴장감이 부각되면서 유럽 자산에 하방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시행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며, 이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미치는 파장 또한 클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