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사모펀드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가 부방그룹의 수처리 사업 부문을 인수할 계획이다. 인수가는 약 2600억원으로 예상되며, 이번 거래에는 테크로스환경서비스, 부곡환경, 테크로스워터앤에너지의 중국 자회사가 포함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PE와 부방그룹은 해당 부문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을 주관한 곳은 삼정KPMG이며, 원래 부방그룹은 한국자원환경도 판매하길 원했으나 폐기물 재활용 사업 부분은 제외되었다.
부방그룹은 주방가전 브랜드 ‘쿠첸’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2019년 LG전자에서 LG하이엔텍을 인수하여 현재는 테크로스환경서비스라는 회사명을 갖고 있다. 테크로스환경서비스는 2019년 약 1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후, 지난해에는 1900억원대에 이르며 국내 수처리 유지·보수(O&M) 시장의 상위 3위 사업자로 자리 잡았다. 경쟁사인 에코비트와 같은 기업들은 주로 공공 수처리 O&M 분야에 집중하고 있지만, 테크로스환경서비스는 공공 및 민간 O&M 사업 모두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IB 업계의 관계자는 “글랜우드PE를 비롯한 여러 주요 사모펀드가 부방그룹의 수처리 사업을 인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며, “수처리 산업은 높은 진입장벽을 갖고 있어 매력적인 투자처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글랜우드PE는 대기업 사업부를 분리하여 인수한 후 기업 가치를 향상시켜 되팔기 위한 ‘카브아웃(Carve-out)’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사모펀드로, 2020년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PI첨단소재 지분 54.07%를 약 6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 실적을 개선한 후 해당 지분을 약 1조원에 매각하여 큰 주목을 받았다.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환경 기업이 주요한 관심을 받고 있다. IMM컨소시엄은 올해 8월 태영그룹에서 국내 1위 폐기물 처리업체인 에코비트를 2조700억원에 인수했으며, 글로벌 사모펀드 EQT파트너스 또한 국내 최대 재활용 플랫폼 기업인 KJ환경을 1조원에 인수하였다. 폐기물 및 환경 산업은 인허가 등으로 인한 높은 진입장벽 덕분에 기존 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산업은 단기간에 큰 성장을 이루기 어렵지만, 매년 물가 상승을 반영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 3년간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여러 성장 기업들이 가치가 하락한 사례를 통해 주요 사모펀드들은 리스크가 큰 성장 산업들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인프라성 유틸리티 산업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글랜우드PE의 부방그룹 수처리 기업 인수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