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로 쏠리는 자금, 보관액 ‘무려’ 1000억 달러 넘어

최근 한국 증시가 미국 대선 후 ‘트럼프 쇼크’의 영향으로 심각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으로 자금을 이전하는 ‘탈(脫) 국장’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미국 시장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나타나는 변화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3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의 보관 잔액은 1017억4600만 달러(약 142조5718억원)로 확인됐다. 이는 7일의 1013억6570만 달러에 비해 3억8030만 달러 증가한 수치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302조709억원의 47.2%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또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133조1516억원도 초과했다.

종목별로 보면, 테슬라가 185억5000만 달러로 가장 높은 보관액을 기록했으며, 엔비디아(135억3000만 달러), 애플(44억5000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많은 자금이 미국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국내 증시에 비해 월등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4일 기준 S&P500 지수는 최근 1년 동안 32.33%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0.67%, 코스닥 지수는 13.70% 감소한 상황이다.

더욱이 한국 증시는 긴 시간 동안 정체 상태에 있었으며,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15일 기준 1973조원으로, 2000조원을 하회하며 1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증권 업계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및 보조금 철폐 정책이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한국의 핵심 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로 인해, 앞으로도 국내 증시가 트럼프발 악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에 대한 쏠림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부 요인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국 주식이 더욱 매력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국내 투자자들은 자금을 미국 증시로 옮기는 경향을 지속적으로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