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의 대주주인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가 락앤락의 상장폐지를 위해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상당수의 소액주주가 이에 반대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은 “주식매수 가격을 올리라”는 요구를 내걸며 조직적인 반발을 보여주고 있다.
락앤락은 지난 10월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어피너티의 포괄적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주주가 전체 주주의 4.3%에 달한다고 공시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참여한 186만8042주를 기록하며, 이러한 비율은 특히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조정을 신청한 주주가 약 70%에 달하는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이는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어피너티는 2023년 4월부터 2차례에 걸쳐 락앤락의 공개매수와 추가 매수를 통해 91.07%의 지분을 확보했지만, 상장폐지 요건인 95% 지분율을 달성하지 못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포괄적 주식교환은 최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의 3분의 2 이상을 기준으로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통해 이루어지는 구조로, 많은 주주들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
어피너티가 이번 주식매수청구권의 행사 가격을 주당 8750원으로 설정한 가운데, 이는 공개매수 가격과 동일하다. 이에 대해 소액주주들은 락앤락의 최근 주가가 과거 3년 전과 비교해 다소 낮은 점과, 어피너티의 제안이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인 1을 하회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주주들의 반응은 과거 합병 사례와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이루다-클래시스의 합병 사례에서는 반대주주 수가 약 658만주에 달했던 것에 비해 가격조정을 신청한 주식수는 9077주에 그쳤다. 이번 락앤락 주식매수청구권에서 주식 매수 청구권을 행사한 주주의 상당 수가 가격조정을 신청했다는 점은 소액주주들의 집단적 행동이 드러나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락앤락의 실적은 최근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4847억6405만 원으로 전년 대비 7% 감소했으며, 210억5706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5년 이래 처음 있는 상황으로, 락앤락의 영업손실이 지속되면서 대주주인 어피너티의 투자가 점차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어피너티가 락앤락 인수 당시 투입한 총 투자금액은 7443억 원, 이 중 3000억 원은 인수 금융으로 조달한 것이다. 이러한 재정적 압박 속에서도 어피너티는 락앤락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상장폐지 절차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락앤락 대주주 어피너티의 상장폐지 추진은 향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소액주주들과의 갈등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주목받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금융업계의 전문가들은 “사모펀드의 상장폐지 추진은 통상 긴 시완을 두고 투자하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현재 락앤락의 실적과 주주들의 반발이 겹치면서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