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에서 새롭게 상장된 주식들이 첫 거래일에 급락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의 분위기가 매우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상장 이후에 favorable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한 저점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1시 10분 기준, 코스닥 시장에 새롭게 상장된 테마파크 전문기업 닷밀의 주가는 공모가 1만3000원에서 3330원(25.61%) 하락한 9670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닷밀은 지난달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 범위인 1만1000원에서 1만3000원의 최상단으로 결정하였으나, 시장은 혹독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닷밀 외에도 최근 코스닥에 상장한 다른 기업들이 첫날부터 주가 하락을 겪으며 IPO 시장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이 달에 신규 상장한 8개 공모주 중 코스피에 상장한 더본코리아를 제외한 모든 새내기주가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탑런토탈솔루션은 -23.67%, 에이럭스는 -38.25%, 에이치이엠파마는 -28.70%, 토모큐브는 -37.06%, 에어레인은 -23.52%, 노머스는 -35.76% 하락하며 공모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같은 IPO 시장의 한파로 인해 대어급 기업들은 상장을 포기하기도 했다. 2차 전지 드라이룸 제조사인 씨케이솔루션은 회사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상장 철회 신고를 제출했다. 이전에도 미트박스글로벌과 동방메디컬이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심지어 5조원의 몸값을 노리던 케이뱅크와 비바리퍼블리카도 각각 한국 IPO 절차를 중단하고, 미국 증시로 방향을 틀게 되었다.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도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엠오티와 에스켐은 각각 희망밴드 하단인 1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고, 쓰리빌리언은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인 4500원으로 결정됐다. 엠오티는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 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한 자릿수의 저조한 참여율을 보였다.
이 달에는 10개 이상의 종목이 새롭게 상장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상장일 주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연말까지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신규 상장 종목에 수급이 집중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시장 흐름이 과열되었던 IPO 시장의 정상화 과정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종목 선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묻지마 투자’가 아닌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한 접근이 요청되고 있는 시점이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상장 종목은 단기 변동성이 크고 최근 상장일 주가 상승률이 제한적이지만, 오히려 상장 이후 반등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단기 차익보다는 기업의 본질에 기반한 포스트 IPO 전략이 요구되는 시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