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구글 대안, 검색 엔진 인프라 구축에 나서다

에코시아와 콰트(Qwant) 두 검색 엔진은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은 유럽 검색 인덱스 구축을 위한 합작 투자인 ‘유럽 검색 전망(European Search Perspective, EUSP)’을 발표하며, 이 프로젝트는 2025년 첫 분기 프랑스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에코시아는 베를린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콰트는 파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두 기업은 각각 적절한 프랑스어 및 독일어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검색 인프라는 구글이 90% 이상의 시장 점유율로 지배하고 있다. 에코시아와 콰트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의 기존 기술에 의존하고 있어 독립적인 검색 엔진으로서의 자신들의 발전 가능성을 제한받고 있는 실정이다. 에코시아의 CEO인 크리스티안 크롤은 유럽연합의 새로운 기술 중심의 경쟁 규정 덕분에 이러한 프로젝트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은 ‘게이트키퍼’로 불리는 대형 기술 기업들이 자사의 플랫폼에 대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접근을 제공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번 합작 투자는 에코시아와 콰트가 자체적인 검색 인덱스를 처음으로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검색 엔진의 결과를 통합하여 신규 검색 인덱스를 구성할 예정이며, 특히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접근법을 채택할 계획이다. 콰트의 CEO인 올리비에 아베카시스는 “우리는 유럽 기업으로서 제3자의 결정,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API 비용 증가로 인해 우리의 비즈니스가 위협받지 않도록 필요한 기술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기업들이 미국 기술에 대해 매우 의존적이라는 점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크롤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로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언급하며, 이는 유럽의 기술 의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에너지 공급 문제, 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 사례를 들어, 하나의 국가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을 예시로 들었다.

또한, 에코시아와 콰트는 새로운 AI 기술을 위해 “투명하고 안전한 데이터 풀”을 제공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검색 시장은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생성적 AI의 부상으로 인해 더욱 복잡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 검색 엔진들은 데이터 접근 방식이 더욱 제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구글은 자사의 생성적 AI 검색 제품을 통해 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자사의 거대 언어 모델을 검색 결과에 통합하고 있다.

에코시아와 콰트의 협력은 유럽 내에서 독립적인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하며, 기술 주권과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비즈니스의 주권을 확립하기 위해 재정적 지원을 구체적으로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검색 인덱스의 발명과 외부에 제공할 기술 개발에 매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