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주식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마음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과 코스피 지수의 부진이 중첩되면서 ‘주식 이민’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 올해 10월 8일 코스피 지수는 2560대에서 약보합으로 마감했으며, 이는 2011년 이후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더욱이, 미국의 반도체 지수는 올해 1월 이후 무려 31%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동안 28%가량 하락하여 투자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이와 관련하여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투자 흐름은 기술력 기반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미국 주식 시장이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이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1일부터 8일까지 각각 1306억원과 165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최근 미국 대선의 결과에 따른 주식 매도세가 가속화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주식을 8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했으며, 이로 인해 삼성전자 주가는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 상황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저점 매수를 시도했으나, 기대와는 다르게 주가는 추가 하락을 겪고 있어 큰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뉴스가 전해지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 넘게 상승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3% 가까이 하락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떠오르고 있다. 주식 시장의 이러한 격차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큰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으며, 이는 미국 주식 시장으로의 투자 이동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와 같은 반도체 기업 및 AI 관련 주식에 대한 선호를 보이며,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주일간 국내 투자자들이 뱅가드 S&P 500 ETF를 합쳐 약 1836만달러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좋지 않은 국내 시장 상황 속에서도 미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점을 방증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2011년 이후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으로, 이는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게 만드는 강한 요인”이라며, 향후 지속적인 자산 분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100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그 중 엔비디아가 16.5%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결국, 삼성전에 대한 불만 속에 국내 주식 시장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보다 나은 수익을 찾기 위해 미국 시장으로 떠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