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주들, 트럼프 당선 소식에 하락세 지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선언한 가운데,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7일 오전 9시 50분 기준으로 전일 대비 1만1500원(2.94%) 하락하여 37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 역시 각각 3.44%와 3.85% 하락하며 악화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이차전지주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트럼프가 친환경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환경규제의 대변인과 같은 존재이며, 과거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에 대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그의 발언은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전임 바이든 대통령이 도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미국에서 제조된 배터리에 세제 혜택을 부여해 국내 주요 이차전지 기업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반면, 현재는 이러한 상황이 반전되고 말았다.

올해 들어 대부분의 이차전지 관련 종목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들어 8.65% 하락하며, 지난해 11월 7일 장중 48만8500원에서 기록한 52주 신고가와 비교할 때 큰 하락폭이 나타났다. 이러한 하락세는 POSCO홀딩스(-35.44%), LG화학(-38.78%), 삼성SDI(-36.76%) 등 여러 기업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72.07% 하락하면서 알테오젠에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차전지 종목의 향후 주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트럼프의 정책으로 인해 이차전지 업계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한편, IRA 폐지에 나서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삼성선물의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 기후 협정 탈퇴와 함께 환경보호청(EPA)의 전기차 규정을 재검토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 경우 전 세계 EV 시장은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의 연구원은 IRA 체제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만큼 IRA 폐지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있으나, 이차전지 투자가 집중된 지역에서 반대 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 여전히 중요한 상황이다. 트럼프가 전임 기간 동안 여러 정책을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변화가 쉽지 않았던 전례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현재의 이차전지 주가 하락은 트럼프의 당선 소식과 맞물려 있으며, 앞으로의 정책 변화에 따라 더욱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이차전지 업계의 향후 전망에 대한 예측을 철저히 고려하며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에 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