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한국 증시의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는 차원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이 동시 상장됐다. 이로 인해 자산운용사 간의 수수료 경쟁이 점차 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4일, 한국의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총 12개의 ETF와 1개의 ETN이 유가증권시장에 신규로 상장됐다. 이 지수는 시장 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 평가 및 자본 효율성 등의 기준을 충족하는 100개 종목으로 구성되며 연 1회 종목 변경이 이루어지며 각 개별 종목의 지수 내 비중은 15%로 제한된다.
이번에 상장된 12개 ETF 중 9개는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이고, 3개는 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노리는 액티브형 ETF로 나뉜다. 전체적인 상장 규모는 5110억 원에 달하며, 패시브 ETF 운용사는 삼성, 미래에셋, KB, 한국투자신탁, 신한, 키움투자, 한화, NH-아문디, 하나자산운용이 있다. 액티브 ETF는 타임폴리오, 삼성액티브,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운용하며, ETN은 삼성증권에서 발행한다.
운용사들은 낮은 보수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탁원본액이 2040억 원으로 가장 높은 미래에셋 자산운용과 KB 자산운용은 운용보수를 0.008%로 인하하여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비용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도 기존 0.09%에서 0.0099%로 보수를 조정했으며, 한화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도 각각 0.23%에서 0.009%, 0.15%에서 0.09%로 조정하여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한국거래소와 증권 관련 공기업 및 유관기관들은 2000억 원 규모의 ‘기업 밸류업 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으며, 이 펀드는 지수에 미편입된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이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권가는 이번 밸류업 ETF의 출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일본의 사례를 볼 때, 밸류업 ETF로 자금 유입이 예상보다 적게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 KB증권의 박유안 연구원은 “현재의 국내 증시 상황 속에서 밸류업 ETF의 출시는 수급 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상장 초기의 자금 흐름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키움증권의 김진영 연구원도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 중 일부는 정책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면이 있지만, 12개 ETF의 대규모 출격과 기업 밸류업 펀드를 통한 자금 집행이 수급 측면에서 좋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