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과를 기록하면서, 여러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국민주’인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이전의 10만원대에서 7만원으로 낮춰졌고, 주가 추가 하락에 대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오전 10시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400원(0.67%) 하락한 5만8800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이 79조987억원, 영업이익이 9조183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35%와 277.4% 증가한 수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한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주된 원인은 일회성 비용 증가와 반도체 부문의 부진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여러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대부분 8만원에서 9만원대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9만6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낮췄고, 신한투자증권은 9만5000원에서 9만원으로 조정했다. 이외에도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에서도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되었으며, 특히 BNK투자증권은 8만1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내려 ‘7만전자’를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범용 메모리 수요 둔화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 지연 등으로 인해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판매 확장이 경쟁사보다 지연되고 있으며, 파운드리 수요 회복 시점 또한 예상보다 늦어지는 상황으로 당분간 실적 기대감을 갖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HBM 사업 개선 여부가 향후 중요한 관건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실적 후, HBM3E 12단 양산이 사실이라면 향후 기업 가치 평가(밸류에이션)가 재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존재하지만, 시장에서 경쟁사가 이 분야에서 먼저 진입하고 있는 만큼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화투자증권의 김광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HBM3E 8단 제품의 주요 고객사 공급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이와 함께 12단 및 HBM4 같은 차세대 제품에서의 시장 진입 시점에서 여전히 격차가 존재해 신뢰성 있는 판단은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모리 부문의 대내외 환경이 최악을 지나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하나증권의 김록호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역사적인 주가순자산비율(PBR) 밴드 하단에 위치해 있어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단기적으로는 HBM의 매출 확대, 중장기적으로는 회사의 체질 개선과 기술 리더십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6개월 주가 추이는 그간의 변동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번 실적 발표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어떻게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