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새로운 대표이사로 전민석 사내이사를 선임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3월 사내이사로 임명된 전 신임 대표가 권영열 화천그룹 회장의 사위임을 감안했을 때, 경영권 변화의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전민석 대표의 선임으로 이철순 전 대표는 2026년 3월까지의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사임했다. 이철순 전 대표는 김군호 전 대표 측 인사로, 그간 화천그룹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불리한 입장이었다. 에프앤가이드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권형석 화천기공·기계 대표와 권형운 화천기계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출하며 사실상 화천그룹이 경영권을 장악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권형석 대표와 권형운 대표는 각각 권영열 화천그룹 회장과 권영두 부회장의 아들로, 이들은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여 과반 이상의 표를 얻었다. 이로 인해 에프앤가이드는 창업주이자 2대 주주인 김 전 대표에게서 실질적인 경영권을 빼앗기게 되었다. 김 전 대표의 지명된 후보인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와 김현전 동양생명 부사장은 투표에서 미달하여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인 김 전 대표가 2000년에 설립한 회사로 시작되었으며, 2004년에 화천기공과의 합작을 통해 인수됐다. 화천기공은 에프앤가이드의 최대주주이나, 초기에는 김 전 대표에게 경영권을 맡긴 바가 있다. 그러나 지난해 김 전 대표가 화천기공과의 마찰로 회사를 떠난 후 이철순 전 대표가 회사를 이끌어왔지만, 그 역시 최대주주와의 갈등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올해 5월 화천기공이 에프앤가이드의 자사주 73만주를 넘기도록 요청했으나, 에프앤가이드는 이를 거절하며 양측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었다. 이러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에프앤가이드의 주가는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었던 지난달 24일에는 3만8450원까지 폭등했으나, 현재는 9700원으로 안정세를 찾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경영권 변경은 화천그룹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에프앤가이드의 미래 경영 전략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향후 에프앤가이드가 모습과 전략을 어떻게 재편성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