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공시 쏟아졌지만 주가는 하락세…LG전자와 롯데칠성 부진”

최근 다수의 기업들이 공시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즉 ‘밸류업’을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에 대한 우려와 모호한 내용들로 인해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실제로 29일 금융투자업계의 조사 결과, 이번 달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한 8개 기업의 주가는 평균 1.3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가장 주목을 받은 기업인 LG전자는 22일에 발표한 밸류업 공시 이후 주가가 5.09% 떨어졌다. LG전자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달성,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를 목표로 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시장의 기대를 저버리는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구체성이 결여된 공시 내용으로 인해 부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LG전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검토’ 및 ‘분기 배당 검토’라는 애매한 표현에 대해 비판하고, 보통주의 절반에 해당하는 8000억원 규모의 우선주 매입·소각 필요성을 언급했다.

SK텔레콤과 SK그룹 역시 밸류업 공시 이후 주가는 큰 변화가 없었다. SK텔레콤의 경우 24일 발표한 계획은 지난 공시와 겹치는 내용이 있어 투자자들의 큰 이목을 끌지 못했다. 지주사인 SK도 28일 발표한 밸류업 공시로 주가는 0.86% 상승에 그쳤으나, 과거 3년간 주가가 39% 하락한 점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롯데그룹의 경우, 세 개의 기업이 이번달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으나 두 곳이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유일하게 주가가 상승한 롯데쇼핑은 밸류업 공시 이후 2.86% 상승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으나, 롯데칠성과 롯데웰푸드는 각각 5.06%와 3.07% 하락하며 내수 소비 부진에 따른 3분기 실적 감소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KB금융은 25일에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한 이후 당일 주가가 8.36% 급등했으나, 이후 낙폭이 크게 줄어들며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이 가속화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낮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기업들이 발표하는 밸류업 계획이 기대 이하의 실적으로 이어지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기업들이 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워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