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명의 금융가, 창립자 및 투자자들이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제8회 세계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회의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비전 2030의 핵심적인 경제 회의로, 왕국의 경제를 현대화하고 다각화하기 위한 다조달 계획의 일환이다.
그러나 올해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국내 투자에 집중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자금을 타국으로 이전할 수 있는 더 엄격한 조건을 도입했다. 또한, 낮은 유가와 OPEC+에 의해 합의된 원유 생산 감축 속에서 수익성이 위축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ABS 글로벌의 파트너인 오마르 야쿠브는 “사우디에서 자본을 유치하기가 훨씬 더 경쟁적으로 변했다”고 전하며, “모든 이가 ‘의식을 하러 오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가 하락과 함께 사우디 내 예산이 더 긴축되어가는 상황을 언급하며, 이로 인해 해외 투자도 더 선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의 자산 총액은 2023년 29% 상승하여 2.87조 리얄(약 7652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주로 국내 투자 덕분이다. 전체적으로 사우디 아라비아는 2030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의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그 목표는 여전히 멀기만 하다. 비전 2030 발표 이후 외국인 투자는 연평균 약 120억 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최근 투자 법 개정은 외국인 투자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한 조치이다. 아울러, 외국 기업들이 정부 계약을 따내기 위해서는 중동 본사를 리야드에 두어야 한다는 새로운 법안도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는 외국인 기업에게 사우디 내 투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신호다.
한편, 이 회의는 지역 전쟁의 그림자 속에서 열리며, 최근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 이후 중동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가는 이스라엘의 이란 군사 시설 공격 직후 4% 하락했지만, 사우디 경제는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2023년 3월 중국과의 중재 아래 이란과의 화해를 통해 시장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사우디는 최근 몇 년 동안 지정학적 사건으로부터 자신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내 투자자들 대부분이 시장의 주체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사우디의 주요 주식 시장 지수인 타다울 올 쉐어 지수는 지난 1년간 16.48% 상승했다.
그럼에도 일부 분석가는 중동의 확산되는 위기가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초래할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외국인 직접 투자와 관광 유치를 지속하면서도 유가를 원하는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사우디의 거대 프로젝트와 경제 다각화 계획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다. 이러한 과제가 지역 전쟁으로 복잡해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경제와 안보는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