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에 물류센터를 인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과잉 공급이 문제로 지적되었던 물류센터 시장에서 NPL(부실채권) 형태의 거래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일부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제분이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에 위치한 상·저온 물류센터를 약 600억원에 인수했다. 이 물류센터는 지난해 7월 사용승인을 받았지만, 임차인을 찾지 못해 공실 상태를 이어갔고, 이후 대출금 상환 문제로 인해 EOD(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하면서 올해 5월 공매에 부쳐졌다. 총 다섯 번의 공매에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되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대한제분은 매도자인 백사도립PFV와 수의계약을 체결하여 감정평가액(834억원)보다 약 28% 할인된 가격에 물류센터를 매입했다. 이와 함께, 백사도립PFV의 주요 주주인 대신증권이 공매가 시작된 이후 작성된 자산담보부 전자단기사채(PF ABSTB)를 통한 대출채권 매입으로 신용 보강 조치를 취한 것이 매각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에 있는 이 물류센터는 지하 2층, 지상 4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면적 4만347㎡ 규모의 중대형 물류센터로 분류된다. 올해 들어 이러한 물류센터 거래들은 NPL 성격의 유찰 후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추세로, 코람코자산운용도 지난 6월 공매 유찰된 이천 푸드누리 물류센터를 약 908억원에 인수하며 감정평가액(1400억원)보다 약 35% 낮은 가격에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와 같은 거래들은 수도권 내 물류센터 거래 상황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젠스타메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3분기 수도권에서의 물류센터 거래 건수 13건 중 6건이 경공매 거래로 이루어졌다. 최근에는 페트라빌자산운용이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부필리 물류센터를 약 1320억원에 인수했으며, 이 역시 감정평가액(1860억원)보다 약 30% 낮은 가격으로 거래됐다.
업계에서는 시행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상환에 실패하면서 여러 사례에서 시공사가 대위변제 후 소유권을 취득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NPL 성격의 거래가 지속되면서 물류센터 시장이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동시에 과잉 공급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전반적으로, 경기 불황 속에서 기업들이 물류센터를 헐값에 인수하는 사례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거래들은 낙후된 부동산 자산을 재개발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기 위한 투자 전략으로 연결될 수 있으며, 향후 물류센터 시장의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