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의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 증권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대진첨단소재가 코스닥에 상장하기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으로 IPO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배터리 셀의 이물질 방지와 정전기 관리, 화재 방지 등에서 필수적인 대전방지 부품을 주요 제품으로 하고 있으며, IPO를 통해 약 327억에서 39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확보한 자금은 북미법인의 생산시설 증축에 중점을 두고 활용될 예정이다.
대진첨단소재는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테슬라 등 대형 기업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어, 이들의 지원을 토대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차전지 검사 장비를 전문으로 하는 피아이이도 지난 11월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IPO에 나섰다. 피아이이는 이차전지의 공정별 불량을 판별하는 영상처리 기술을 개발하며, 올해 3분기까지 3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여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피아이이는 지난해 하나금융스팩25호와의 합병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이후, 이번에는 직접 상장으로 나서는 상황이다. 초기 4000억원의 몸값을 제시했으나 지나치게 높은 평가라는 비판을 받았고, 공모가 희망 범위도 2723억원에서 1791억원으로 대폭 낮추었다.
이차전지 전극 공정 전문 기업인 케이지에이도 최근 삼성스팩9호와의 합병를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하였다. 이들은 배터리 용량과 수명 개선을 위한 전극 공정 장비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번 상장을 통해 대규모 발주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하지만 상장과 함께 목표한 기업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LS이링크는 전기차 충전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로, 상장 후 1조원을 목표로 삼았으나 이도 곧 철회했다.
현재 이차전지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일부 기업의 상장 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전환 속도가 늦춰지면서, 전동화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장기적인 방향성은 유지되지만, 중저가 신차 전기차의 확장에는 약 2년의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IPO 시도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며, 이들이 겪는 난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업종 전반에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기업들은 자금 조달 방식과 자산 가치를 조정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