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형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장은 한국의 국제통상 전문가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무역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은 역대 가장 바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중국발 저가 밀어내기로 인해 철강과 석유화학 등 주요 수출 기업들은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다. 올해 덤핑과 불공정 무역행위를 신고한 건수는 25건으로, 1989년 이후 3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미국의 통상 인력 규모와 비교하며 한국의 무역위원회 인력이 44명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미국은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서 각각 300명과 190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도 130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통상 담당 공무원들이 자주 직무를 이동하는 순환보직 형태로 인해 전문성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과잉 문제도 지적하며, 현재 글로벌 철강산업의 과잉 설비율은 41.8%에 달하고 화학산업은 25.4%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공급 과잉은 한국의 주요 생산 및 수출 품목에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저가 철강과 석화 제품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또한 최근 국내외 기업 간 경쟁 심화로 인해 특허 분쟁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 내용도 복잡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무역위원회가 기업들로부터 소극적 대응에 대한 불만을 듣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그는 단호하게 밝혔다. 무역위의 조사와 결정 과정은 투명하게 진행되며, 국내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임을 강조했다. 그는 디자인과 법적 해석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국제사회의 신뢰를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기가 가져올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해 경계하고 있으며, 앞으로 무역 분쟁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형 무역위원장은 국제통상 분야의 권위자로 자리 잡고 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EU FTA 협상에서의 자문 활동 등 다양한 중요한 업적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위원장직을 제안받았을 때, 그 책임의 무게를 실감하며 깊은 고민을 했다고 언급하며, 각 사건이 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중대성을 깨닫고 있음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