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아시아-태평양 증시는 대체로 좋은 성적을 냈으며, 대부분의 주요 시장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는 지역 중앙은행들이 통화 정책을 완화한 가운데 인공지능(AI) 붐이 기술주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대만의 주식 지수인 타이엑스(Taiex)는 12월 23일 기준으로 28.85% 상승하며 아시아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홍콩의 항셍지수(Hang Seng Index)는 16.63% 올랐다.
아시아는 세계 다른 지역보다 인플레이션을 더 빠르게 줄여왔으며, 이는 통화 완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고 이베스코의 아시아 제외 일본 수석 투자 책임자인 마이크 샤오가 언급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미 완화 사이클에 돌입한 만큼, 아시아 국가들은 2025년에 더 많은 금리 인하 여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완화된 통화 정책은 증시를 자극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타이엑스는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를 보였으며,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대만반도체제조회사)는 2024년에 82.12% 상승했다. 주요 애플 공급업체인 폭스콘(혼하이 정밀 산업)은 77.51%의 상승률을 보였다. DB은행은 AI 데이터 센터와 서버의 수요가 올해 강세에서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AI 지원 모바일폰, PC 및 기타 소비 전자 제품에 대한 수요는 2025년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기술주가 대만을 지탱한 반면, 한국은 아시아 주요 시장 중 유일하게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한국의 주식 기업 가치 향상 프로그램은 실패한 것으로 보이며, 관세 우려와 정치적 혼란은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한국의 기준 지수인 코스피는 12월 23일 기준으로 8.03% 하락하며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주요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의 상황은 한국의 수출 주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2025년에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직과 중국 경제 상황이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노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아시아 지역의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며, 초기 관세가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과 느린 투자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보았다. 관세와 무역 장벽이 증가하면 아시아에서의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
중국 경제는 아시아 투자자들에게도 큰 관심사로,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의미 있는 약속이 필요한 상태다. 2024년 동안 중국의 주식 시장은 세 년간의 하락세를 끊고 CSI 300지수가 14.64% 상승했다. 그러나 노무라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 재정 시스템 개선, 사회 복지 지원 강화,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 해소를 통해 실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회복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적으로 2025년은 불확실성이 가득할 것으로 보이며, 전문가들은 아시아 지역이 글로벌 금융 조건이 악화되고, 반도체 사이클이 둔화될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국내 수요에 대한 견고한 보호막이 있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등 아시아 경제는 상대적으로 더 나은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