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산업, 트럼프의 미국 기업 전환 구상으로 경영 위기 심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모든 외국 제품에 대해 일률적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 특히 독일의 자동차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일의 주요 원제조업체들은 이미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수입 관세로 인해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는 2024년 9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미국 자동차 회사로 전환되기를 원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그는 “독일 자동차 회사가 미국 자동차 회사가 되길 원하며, 그들의 공장을 여기서 지어달라”고 말했다. 이어 “관세라는 단어는 내가 들어본 가장 아름다운 단어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이미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새로운 관세 계획을 발표하며 이러한 발언을 이어왔다. 이에는 중국 제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와 캐나다 및 멕시코로부터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대한 25% 관세가 포함된다. 유럽은 이러한 첫 번째 관세 발표에서 언급되지 않았지만, EU 정치인들은 독일 자동차 산업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관심이 곧 있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큰 승용차 수출국으로, 지난해 미국으로 총 230억 유로(약 242억 달러)에 해당하는 자동차를 수출한 바 있다. 이는 독일의 전체 미국 수출의 15%를 차지하며, 트럼프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더욱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ING의 운송 및 물류 부문의 선임 경제학자 리코 루만은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상당히 노출되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자동차 산업이 철강 및 화학 산업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전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발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전문가들도 존재하지만, 추가적인 미국의 관세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자동차 컨설팅 부문 전무 이사 마이클 로비넷은 현재 미국의 실업률이 약 4%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내 노동 시장에 추가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폭스바겐 그룹은 “트럼프의 관세 제안에 대해 평가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폭스바겐이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차량의 90% 이상이 북미에서 생산되며, 이는 북미 자유무역협정(USMCA)에서 세금 면제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면 USMCA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벤츠는 미국 내 11,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며 주요 12개 지역에서 승용차와 밴을 생산하고 있다. BMW는 미국 전역에 30개 이상 시설을 운영하며, 스파탄버그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세계 최대의 생산 시설을 두고 있다.

전문가는 모든 이해당사자가 준비 태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유럽은 자국의 산업 이익을 도모하면서도 친환경 기술과 전기차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단기적으로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는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