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도전 기업 9곳, 예비심사 철회…문턱 높아진 거래소

최근 한국거래소의 상장 문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10곳에 가까운 기업이 상장 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으며, 이들 기업은 대체로 적자 상태이거나 실적이 미미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는 적극적인 상장 폐지 작업과 더불어 상장 기준 강화에 나섰고, 이러한 흐름은 증시의 질적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에 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한 9개 기업에는 디비금융제14호스팩, 에이모, 아른, 비젼사이언스, 레메디, 영광와이케이엠씨, 메를로랩, 레드엔비아, 앰틱스바이오가 포함된다. 이러한 기업들 중에서 유일하게 아른과 비젼사이언스를 제외하면 모두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인 에이모는 무려 35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레드엔비아도 169억원의 순손실을 보고했다.

상장 철회를 결정한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오랜 대기 끝에 이번 결정을 내렸으며, 그 중 엠틱스바이오는 예비심사를 청구한 이후 매출이 1,400만원에 그쳤고 메를로랩은 2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최근 심사 기준을 높이고, 부실 상장사의 퇴출 속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결과로 분석된다.

더구나,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와 코스닥의 퇴출 요건을 납품 매출 기준으로 각각 300억원 및 100억원 미만으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하는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한 증권사 IPO 본부장은 “해외에서는 증시 퇴출 기업 수가 상장 기업 수보다 많지만, 국내에서는 퇴출이 원활하지 않다”며 “정부가 주식시장 선진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상장 기업 수와 퇴출 기업 수의 비율을 동등하게 맞추려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향성이 정부의 기업 지원 기조와는 상반된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최근 몇 년간 벤처와 바이오 기업을 육성하고자 했던 정책이 있었던 만큼, 이와 같은 엄격한 상장 기준 강화는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안겨 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믿고 투자해온 기업들에게 갑작스러운 규제 강화를 통해 엑시트의 길이 막혔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이처럼 상장 문턱이 높아진 지금, 앞으로의 시장 변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