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은 ETF에 몰리는 개미들… 미국은 자금 이탈 조짐

최근 한국에서 은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유일의 은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은선물(H)으로의 투자에 몰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1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이 상품에 대해 1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이는 지난달 거래대금인 140억원을 이미 초과한 수치이다. 2월 거래대금은 250억원를 돌파하며 개미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은 관련 ETF에서 자금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아이셰어스 실버 트러스트(SLV)에서만 최근 한 달 동안 6억8450만달러(약 980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으며, 은 선물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 실버(AGQ)에서도 5910만달러(약 85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러한 현상은 금과는 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금 ETF인 SPDR 골드 셰어스(GLD)와 아이셰어스 골드 트러스트(IAU)에서는 각각 38억달러와 7억340만달러가 순유입된 상황이다.

한국 시장에서는 이른 ‘금 투자 열풍’의 영향으로 실버바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은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레버리지 및 다양한 은 ETF가 활발히 거래되고 있으며, 이러한 거래는 SLV의 최근 30일 일평균 거래량이 2300만주에 달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 내 은 가격 상장은 지난해 20%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도 10% 이상 상승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은의 산업용 수요가 강한 만큼 최근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이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매 판매 및 산업 생산 지표가 예상보다 저조했으며,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소비자심리지수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의 박현정 연구원은 “미국 경제 둔화 우려로 은의 산업용 수요에 대한 민감도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와 같은 자금 이탈 현상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에서는 여전히 은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판단하고 있다. 금리에 대한 완화적 통화 정책이 유지되고, 은의 상대적 가격이 저평가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NH투자증권의 황병진 연구원은 “최근 평균 금은비가 90배에 달해 은에 대한 저가 매력이 크다”며 “가격 상승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한국에서는 늦게 시작된 은 ETF 열풍이 일어나고 있지만, 미국 시장은 이미 자금 이탈과 차익실현의 흐름 속에 혼조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러한 양극화된 투자 흐름은 개별 자산의 시장 반응과 경제 데이터의 영향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