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 처했다. KB금융은 최초로 당기순이익 5조원을 초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 이후 주가는 9일 만에 12.4% 하락하며 8만원 선마저 붕괴됐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각각 3.3%와 1.1%의 소폭 하락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비과세 배당을 내세운 후 주가가 한 주 만에 10.8% 상승하는 긍정적인 반전의 모습을 보였다.
기업이 좋은 실적을 내면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통상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금융지주 최초로 당기순이익 5조원을 기록한 KB금융의 주가는 예상을 깨고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가는 한때 9만원대를 기록했으나, 최근 8만원대로 내려앉았다. NH투자증권의 정준섭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이 경쟁사에 비해 가중위험자산(RWA) 관리가 미흡했으며, 주주환원 예측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발표된 자사주 매입 규모가 RWA의 0.15%에 불과해 자본비율의 변동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KB금융의 호실적은 이미 시장에서 반영이 된 상태였으며, 이번에 발표된 주주환원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자본비율의 하락과 주주환원책의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줬고, 이는 주가 하락으로 즉각 이어졌다. KB금융의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이 39.8%로 소폭 증가한 점 역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실적 또한 긍정적이었으나,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신한금융은 자회사인 신한카드의 실적 부진으로 타격을 받았고, 하나금융은 은행 전체 크기에 비해 기타 계열사들의 성장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두 금융지주사 모두 약세를 보였지만, KB금융에 비해 큰 폭의 하락은 피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우리금융이었다.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4위에 머물러 있었던 우리금융은 비과세 배당을 통해 주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기존의 주주환원 방식과 차별화된 접근으로,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지주사들이 비슷한 수준의 주주환원을 하지 않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애널리스트들도 우리금융의 비과세 배당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김도하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는 배당 비중이 크고 배당수익률 또한 높은 편이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이 더욱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의 정태준 연구원도 비과세 배당이 개인 및 법인 주주 모두에게 세금 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결국 이번 실적 발표는 금융지주들 간의 주주환원 정책의 차별성이 더욱 부각된 계기가 되었으며, 향후 주주환원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시장의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