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월 말에 비해 달러당 원화값이 150원 하락하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의 증가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이에 KB금융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후에도 주가가 6.7% 하락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반면 하나금융지주는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3.7% 상승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CET1 비율은 금융회사가 위험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위험가중자산은 자산의 위험 정도를 고려해 공식화된 수치로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외화표시 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이 지표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KB금융은 자산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CET1 비율이 전 분기 대비 33bp 하락하는 부작용을 겪었다. 이는 주주환원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기업의 미래 투자 및 배당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나금융지주는 CET1 비율이 13.13%로, 전 분기 대비 4bp의 소폭 하락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하나금융의 이러한 성과는 위험가중자산 관리의 철저함 덕분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CET1 비율 하락의 영향이 컸음에도 리밸런싱을 통한 적극적인 관리가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신한지주는 위험가중자산이 5조8000억원 증가한 데 따라 CET1 비율이 13.03%로 14bp 하락했지만, 상반기 자사주 매입 소각에서 최대 규모인 6500억원을 발표하며 주주가치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BNK금융지주는 오히려 CET1 비율이 12.35%로 전 분기 대비 4bp 상승하며 원화 약세 영향이 제한적임을 입증했다. JB금융지주 역시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당 배당금을 결정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결국, 달러 강세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 문제는 금융지주사의 내실 있는 위험 관리가 앞으로의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위험가중자산 관리 능력이 높아질수록 기업의 주주환원 여력을 높이고, 자산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향후 금융기관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