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공정 장비 제조업체인 HPSP의 인수 후보가 MBK파트너스를 포함한 약 5곳으로 좁혀졌다. 이 매각은 HPSP의 대주주인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와 매각 주관사인 UBS가 예비 입찰을 통해 적격 후보 목록을 선정함으로써 진행 중이다. 매각 측은 두 달간의 실사를 거친 후, 올해 4월 중 본입찰을 예정하고 있으며, 인수 후보들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크레센도가 보유하고 있는 HPSP의 지분은 40.9%이다. HPSP는 현재 코스닥에서 시가총액 15위에 해당하며, 4일 기준 시가총액은 2조4340억원에 이른다. 이를 바탕으로 크레센도의 지분 가치는 약 1조원에 달하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할 경우 매각가는 1조원 중반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HPSP는 반도체 전 공정에 필수적인 어닐링 장비를 제조하고 공급하는 업체다. 최근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에 따라 웨이퍼의 표면에서 발생하는 계면 결함을 없애기 위해 HPSP의 어닐링 장비가 주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HPSP는 고압수소 어닐링 장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TSMC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HPSP는 지난해 1~3분기 동안 1147억원의 매출과 5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실적을 고려할 때 영업이익률은 50.6%에 달해, 독점 기술과 높은 기술 장벽 덕분에 매우 유망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로 인해 HPSP는 네덜란드의 ASML에 비유되어 ‘한국판 ASML’로도 불리고 있다.
MBK파트너스 이외에도 HPSP의 인수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SI) 및 재무적 투자자(FI)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한국의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된 HPSP의 매력적인 지위를 주목하고 있다. HPSP의 매출은 2019년 251억원에서 불과 4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하여, 우상향하는 실적이 인수 후보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크레센도는 2017년 HPSP의 경영권을 100억원에 인수한 후, 2022년에 HPSP를 상장시켰다. 만약 HPSP의 지분 40.9%가 ‘조 단위’로 매각된다면 크레센도는 100배에 달하는 차익을 얻을 전망이다. 이는 국내 사모펀드(PEF) 업계에서는 유례없는 대규모 차익으로 간주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