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단체행동, 기업 주가에 미치는 영향과 한계

최근 한국에서 소액주주 행동주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2023년 이후 행동주의 캠페인의 대상이 된 4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캠페인 개시 직후 주가가 평균 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얼라인파트너스가 압박한 코웨이의 주가는 캠페인 시작 전 7만6200원이던 것이, 캠페인 시작 직후 7만9400원으로 4% 상승했다. 또한, 팰리서캐피털이 저평가 해소를 요구한 SK스퀘어의 경우, 지난해 11월 말부터 현재까지 주가가 약 24% 상승하여 9만9500원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주의가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키움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행동주의 캠페인으로 인해 상승한 주가는 보통 고점을 기록한 뒤, 30거래일 내 대부분의 상승폭을 반납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연구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행동주의 캠페인을 경험한 미국의 970개 상장사의 기업가는 캠페인 시작 후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 캠페인이 성공한 기업의 기업가는 3년 이내에는 소폭 상승할 수 있으나, 4년 후에는 하락세로 돌아서 저평가가 더욱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 기업의 낮은 배당률은 이러한 주주 행동주의의 주요 배경으로 지적된다. 신한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최근 5년 평균 배당성향은 28.1%로, 미국 32.8%와 일본 37.2%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동시에 많은 한국 기업이 차입금보다 더 많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주주 환원을 요구할 대상이 많기도 하다. 블룸버그 수치에 따르면 한국의 순현금 기업 비중은 48%로, 이는 미국 25%, 유럽 29%에 비해 높은 수치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국내 상장기업의 경영진 변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강한 외부 압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개인 소액주주들의 연대 활동이 증가하는 현상은 한국 시장이 미국처럼 발전해 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는 적은 금액으로도 주주 제안을 할 수 있으며,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의 주주총회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제안한 안건이 기업 측 안건보다 많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에서도 점차 일반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행동주의 투자자는 주가를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기업들은 주주 환원 및 경영 방침을 변경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