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상장사 실적 전망, 4조 원 감소…정치 불안과 트럼프 리스크 영향

최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고조된 정치 불안과 도널드 트럼프의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내년도 한국 상장사의 영업이익 전망이 4조 원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 대비 영업 이익 전망치가 4조1613억 원(1.4%) 감소하며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2차전지 업종의 부진을 반영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범용 메모리 사이클 둔화, PC 및 모바일 판매 부진, 그리고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제품의 인기가 감소한 데 주로 기인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경우, 한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각각 7%와 3% 감소하며 실적 하향 조정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3조863억 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며, SK하이닉스는 1조764억 원 줄어들었다. 연초보다 삼성전자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는 16.9% 감소한 반면, SK하이닉스는 123.9% 증가했으나 최근 하향 조정이 이루어졌다.

2차전지 업종에서도 유사한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시사하면서 관련 종목의 실적 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되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4.8%와 5.6% 감소했으며,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 등의 소재 기업도 큰 폭으로 조정되었다.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와 비교했을 때, LG에너지솔루션의 전망치는 61.9% 급감했으며, 삼성SDI는 51.3% 감소하는 등 큰 하락세를 보였다.

친환경 에너지와 원전 관련 소속 기업들이 포함된 에너지 시설 업종 역시 정치적 불확실성이 영향을 끼쳐 영업이익 전망이 감소했다. 특히, 트럼프의 새로운 정책에 대한 우려가 씨에스윈드 같은 풍력 관련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면서 실적 전망치가 조정되었다.

대조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강한 유틸리티와 통신 업종은 오히려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승했다. 한국전력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유가 안정화에 힘입어 2.5% 상승한 3093억 원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록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관련 비용 절감으로 인해 각각 2.2%와 0.3%의 영업이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