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시장 진출 50주년을 맞이했으나, 주가는 -33%라는 심각한 수익률을 기록하며 나홀로 하락세를 겪고 있다. 이는 경쟁사인 TSMC의 주가가 두 배로 상승하고, 미국의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도 주가가 상승하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가가 저렴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지만, 시장의 초점이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실적 전망이 비관적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 고위험 고수익의 길을 선택하며 글로벌 종합반도체회사(IDM)로 성장했다. 50년 동안 반도체가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의 핵심부품으로 자리잡은 덕분에 한국을 대표하는 IT 제조사로 발돋움했으나, 최근 몇 년간 AI 중심의 반도체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반도체 사업이 부진할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해온 스마트폰 사업도 경기침체의 여파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삼성전자의 다각화된 사업 구조마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AI 가속기 성능을 결정짓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자리 잡고 있으며, 미국의 마이크론과 HBM 시장을 분할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서 아직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AI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인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삼성전자는 AI 중심의 투자 시장에서 완전히 소외된 상태”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 환경 속에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해 184.6% 급등했으며, SK하이닉스는 22.5% 상승하는 성과를 올렸다. 마이크론 역시 8% 가까이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도 낮은 등급의 D램 반도체에서 이익을 추구하려 하지만, 중국 업계의 추격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파운드리 투자 확대가 현재의 수익 구조를 변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들은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가 매우 저평가되어 있다고 언급하며, 향후 12개월 예상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고작 9.5배에 그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상장된 TSMC의 PER가 22배를 넘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엔비디아는 고평가 논란에 휘말리고 있지만, 이러한 기업들과의 비교에서 삼성전자의 저평가는 향후 투자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는 AI 중심의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지 못한 결과로 인해 주가 하락이라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반도체 시장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는 지금, 삼성전자의 전략적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