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가 이커머스 자회사 11번가와 관련하여 기존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는 SK그룹의 자본시장 내 평판을 개선하고, 향후 불필요한 신뢰 손실을 막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와 11번가의 FI들은 최근 들어 11번가에 대한 투자 회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공동으로 11번가의 경영권을 매각하겠다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으며, 만약 이것이 어려울 경우 SK스퀘어가 11번가와 관련된 FI의 엑시트 방안을 내년 상반기 중 검토할 예정이다.
2018년, 11번가의 운영사였던 SK플래닛은 나일홀딩스컨소시엄에게 11번가 지분 18.18%를 제공하며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계약에는 드래그앤드콜 조항이 포함돼 있었으나, 최근 이커머스 산업의 악화로 인해 11번가의 기업가치는 2018년 대비 절반 이상 하락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9월 30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던 기업 공개(IPO)가 무산됐고, SK스퀘어는 기존의 콜옵션 행사 결정도 포기했다.
현재 11번가는 국민연금과 MG새마을금고 같은 주요 기관투자자들로부터 각각 3500억원, 500억원을 투자받았기 때문에,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SK그룹은 이러한 기관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SK그룹은 SK온의 사업 확장을 위해 추가적인 펀딩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11번가의 투자 문제를 방치할 수 없는 입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SK스퀘어가 기존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전환하여 FI 엑시트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은 SK그룹 전체의 재무적 안정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결국 SK스퀘어는 11번가 매각 문제에 대한 적극 걱정과 함께 FI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며, 당장 눈앞에 닥친 재무적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