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총수출 증가율이 8.3%에 이르렀지만, 반도체 산업을 제외한 수출 실적은 1.6%에 그쳐 실망스럽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된 이 결과는 수출에서 반도체 부문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10월과 11월 동안 반도체를 제외한 외환 수출은 각각 2.2%, 4.6% 감소하며 두 달 연속 부진을 겪었다. 이는 반도체의 성장이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력과 함께, 한국 경제의 다른 수출 품목들의 심각한 상황을 여실히 드러낸다.
올해 반도체 분야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고부가가치인 AI 반도체와 관련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업종들의 상황은 더욱 우려스럽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최근 수출 물량이 크게 줄어든 이유가 일시적이기 보다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수출의 불확실성과 성장 전망에 대한 대폭적인 수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수출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으며, 보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특히 내년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은 한국의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PC용 D램의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수출에 중대한 위험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11월 동안 PC용 D램 가격이 전달 대비 20.59% 떨어진 1.35달러로 보고되었으며, 이는 수출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특히 스마트폰 및 PC와 같은 전방 산업의 수요 전망이 불확실한 것 역시 이러한 부정적인 경향을 심화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반도체 수출이 42% 증가했지만, 내년에는 8.5%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한 반도체 강세에 대한 기대가 무너질 경우, 다른 업종이 이를 보완해야 하는데, 여러 외부 요인들—중국의 저가 공세, 경제 불확실성,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로 인해 기대치를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일반기계의 경우, 올해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에 놓여 있으며, 특히 지난달에는 18.9%라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수출도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으며, 전기차 수요의 부진이 자동차 부품 업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차전지 업종 또한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아, 수출 감소폭이 26.3%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내년에도 수출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전체 수출 증가율이 8.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2.7%의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내년의 수출 전망은 다소 부정적이며, 반도체 외 다른 업종들도 비슷한 경향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