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그룹이 국내 1위 폐기물 처리업체인 에코비트를 IMM 컨소시엄에 2조700억원에 매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손에 쥔 자금은 1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기존 주주간 계약에 따라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이 매각대금의 대부분인 1조6440억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태영그룹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인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에코비트 매각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꾀하고자 했다.
이 매각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사태와 같은 경영 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태영그룹은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구책을 목표로 세웠지만, 매각을 통한 자금 유입이 기대 이하로 그치면서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영건설은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부실PF 사업장 정리 등을 통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고 주식 거래를 재개하는 등 경영 정상화 과정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
에코비트는 태영그룹의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와 KKR이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매각대금 분배의 결과 KKR은 매각대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티와이홀딩스는 4260억원만을 가져갔다. 이 금액도 작년 KKR에서 대출한 4000억원 및 지연 이자를 먼저 상환해야 했기에 실질적으로는 손에 쥔 금액이 많지 않다. 실제로 에코비트는 매각 전에 약 1059억원을 차등배당 형식으로 지급했는데, KKR은 배당을 받지 않고 티와이홀딩스만이 이 배당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KKR은 첫 투자 이후 총 1조3160억원을 에코비트에 투입했으며, 배당으로 800억원을 회수한 데 이어 이번 매각으로 2조원 이상을 가져가며 7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실현했다. 태영그룹은 부동산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최소 8000억원 이상을 확보해 자금 유동성을 높여가고 있다.
태영그룹 측은 남은 자산 매각 계획을 성실히 이행하여 태영건설의 조기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에코비트를 매각하고도 적은 자금을 확보했지만, 태영건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고 내부 자산을 정리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