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의 67.3%가 내년 자금 사정이 올해보다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 내수 부진, 정치적 불안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매일경제의 자본시장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인 ‘레이더M’이 실시한 설문에서, 50개 주요 대기업의 CFO와 재무 담당 임원들이 응답한 결과 이러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설문 조사에서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답변은 26.5%에 불과하며,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응답은 단 6.1%에 그쳤다. 자금 사정 악화의 원인으로는 97.2%가 ‘경기 침체’를 지목했으며, 일부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을 포함한 자금 조달 시장 악화 가능성’과 ‘기업 공개(IPO) 등 발행시장 환경 악화 우려’를 지적하였다.
내년에 기업 자금 운용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로는 ‘경기 부진’이 87.8%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환율'(26.5%), ‘고금리'(20.4%), ‘물가 상승'(10.2%) 등과 비교할 때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한 식품 및 유통 대기업의 CFO는 “원자재 수입으로 인해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으며, 정치적 불안이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어 향후 상황을 예상하기 어렵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자금 조달의 어려움 속에서 기업들은 비용 절감과 부채 축소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운용 시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비용 절감'(46.9%)과 ‘디레버리징'(40.8%)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자금 사정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기회가 있다면 신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고무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경제 악화 속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기업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의지를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경영 환경 속에서 대기업들이 자금 조달과 경영 전략을 조정하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경제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