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가 항공과 여행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여행객들은 비행기 이착륙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한국행 여행 제한 조치가 이어지면서 항공 및 여행 관련 기업들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9일 오전 9시 20분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주가는 전일 대비 950원(3.90%) 하락한 2만3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전날의 종가는 2만4300원이었고, 지난 한 주 동안 6.3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과 일주일 전인 2일에 장중 2만6150원까지 상승하며 연고점을 기록했던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항공업계의 불안은 여행주 투자자들의 걱정을 더하고 있다. 여행주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표적인 피해 분야로 분류되었지만, 올해 초 해외여행 재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각각 22.26%, 12.47% 상승하며 기대감을 안겼다. 그러나 지난 8월 티몬, 위메프 사태와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더해지면서 이들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최근 하나투어는 5만66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 한 주 동안 4.87% 하락했다. 모두투어 또한 4.29%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항공사와 여행 관련 기업들은 비상계엄 선언과 해제, 더 나아가 탄핵 정국이라는 혼란 속에서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더하여, 국제사회의 경고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영국 외무부는 계엄이 해제되었으나 광화문과 대통령실, 국회 근처에서 시위가 예상된다며 한국 방문 자국민에게 주의할 것을 권고했다.
이스라엘이 한국에 대한 여행 경고를 발령한 상황에서,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정부 또한 자국민에게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외부의 경고가 해외여행객의 경계를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를 2000만 명으로 설정했으나, 연말을 앞두고 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전체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작년의 두 배에 달하는 등 관광객 국적이 다양화되고 있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증권가는 항공사 및 여행 관련 기업들이 지속되는 고환율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하나증권의 안도현 연구원은 고환율이 항공사 수요와 비용 측면에서 모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고환율은 아웃바운드 여행 수요를 위축시켜왔으며, 과거 분석에 따르면 높은 환율 상황에서 출국자 수가 감소하거나 증가 폭이 둔화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