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소액주주 불만 표출로 주가 급락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국내 1위 렌터카 업체인 롯데렌탈을 인수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어피너티는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롯데렌탈의 지분 56.2%를 주당 7만7115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는 6일 종가인 3만3350원의 2.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러한 높은 프리미엄은 소액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롯데렌탈의 주가는 9일에 전 거래일 대비 11.39% 하락한 2만9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소액주주들은 이번 인수가 가져온 경영권의 가치를 인정받은 반면, 그들의 몫이 줄어들었다는 인식에 따라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 증시에서 소액주주들의 ‘탈출’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상장사 경영권 인수 시 30~40%의 프리미엄이 일반적이며, 어피너티가 제시한 가격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소액주주의 가치가 저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피너티는 국내 렌터카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높은 인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상반기에는 2위 렌터카 업체인 SK렌터카를 인수하면서 8200억원의 자금을 사용했으며, 롯데렌탈 인수에도 추가적인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어피너티는 2018년에 조성한 5호 펀드에서 남아 있는 자금을 활용해 추가적으로 3조원 규모의 자금을 렌터카 시장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렌터카 사업의 기본 구조는 차입금을 통해 신차를 매입하고, 이를 고객에게 장기 대여한 후 중고차로 매각하는 방식이다. 내년 금리가 인하될 경우 신차 매입 비용이 절감되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또한, 렌터카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향후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나증권의 전망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시장 규모는 2023년 8조5000억원에서 2026년에는 10조4000억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어피너티의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롯데렌탈의 목표가를 4만2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어피너티가 인수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이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증권 또한 롯데렌탈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원에서 4만9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어피너티의 이번 인수는 렌터카 시장 미래에 대한 높은 기대를 나타내며, 이는 소액주주 소외와 같은 문제를 동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