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추진해온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의 합병 계획이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인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회사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어려워지고 있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46.1%를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안을 모색해 왔으나, 이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에게 합병이 진행될 경우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약속된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이 예상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로 인해 두산은 합병안을 철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련된 임시주주총회도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3.87% 하락하여 1만73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한 주 전인 3일에는 2만1150원으로 마감했던 주가가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18%가 급락한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관련 주식으로 분류되면서 전반적인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도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은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 10일, 주가가 주식 매수 예정가인 2만890원을 초과할 경우에만 투표를 행사하겠다는 조건을 밝혔다. 이는 마지막 순간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낮다는 해석을 불러일으키며,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사실상 ‘기권’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결국, 두산그룹의 전략적인 통합 작업은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관련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기업의 향후 계획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 무산 위기는 두산그룹이 직면한 구조적 어려움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으며, 주주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대책 마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