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선물을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6일 동안의 거래에서 코스피 지수는 장중 낙폭을 줄이며 2400선을 방어하였다. 외국인들은 코스피 현물 시장에서 309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선물 시장에서는 3253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적극적인 저가 매수세를 보였다. 이러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에 기관 투자자들은 매도로 응수하며, 선물을 판 기관들이 8259억원어치의 현물을 매수하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낙폭 과대 국면에서 외국인들의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상계엄 여파로 인한 증시 급락 우려 속에서도, 지난 4일 이후에는 뚜렷한 ‘패닉셀’이 나타나지 않았고, 따라서 증시 안정화 기금의 집행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안기금은 공식 발표 이후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저위험 ETF를 대량으로 매도하며 공격적인 투자 자금을 마련하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스콤의 데이터를 보면, 지난 4일 ETF 자금 유출 상위 상품은 모두 단기·우량채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측면에서도, 원화의 약세가 금융시장 안정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정치적 이벤트에 따른 급등락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고, 일부 전문가들은 원화 값이 안정되더라도 달러당 1400원이 고착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결합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고, 이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번 정치적 상황과 글로벌 강달러 기조가 맞물리면서 연말까지 달러당 원화 값이 최대 1450원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원화 하단을 1450원으로 제시했고,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440원, 1430원으로 예상하고 있어서 원화의 하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한국의 원화 값은 지난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넘었다. 그러나 현재 자산 시장에서는 금융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이고, 정치적 변수가 줄어들 경우 원화 값이 안정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최진호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신용 시장은 이전보다 양호하여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스템 리스크까지 예측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