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럽 전역에서 ‘나쁜 예산’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유로존에서는 팬데믹 이후의 재정 규칙이 가장 보수적인 EU 회원국들에게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정부는 총리 미셸 바르니에가 예산 계획에 대한 양당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다시 한번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 그는 수요일 오후에 열리는 불신임 투표에서 거의 확실히 패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정부 역시 내년 초 조기선거의 길을 걷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불신임 투표가 몇 주 내에 실시될 예정이다. 영국에서도 키어 스타머 총리와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가 취임한 지 불과 다섯 달 만에 예산을 둘러싼 논란 속에 압박을 받고 있다. 그만큼 각국의 예산이 왜 이렇게 논쟁적이 되었는지 의문이 든다.
팬데믹 이후 재정 규칙은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와 같은 전통적인 예산 규칙 위반 국가들뿐만 아니라 이제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각국의 예산을 단순한 재정 계획이지 않고, 장기적인 재정적자 추세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여 평가하고 있다.
파리에서는 바르니에 총리가 600억 유로(약 630억 달러)의 세금 인상과 지출 삭감을 추진하려는 gamble에서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프랑스 헌법의 49.3조를 활성화하여 이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그가 1958년 이후 가장 짧은 총리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러한 정치적 긴장은 프랑스 주식 시장을 하락세로 몰아넣고 있으며, 차입 비용은 지난 10년간의 유로존 재정 위기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하게 됐다.
한편 베를린에서는 올라프 숄츠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여 6억 5천만 유로 규모의 무기 거래를 약속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 움직임은 독일 내에서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된 내부 불화의 중심이 되고 있다. 만약 이 정부가 붕괴된다면 독일의 재정 규칙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야당의 리더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제정된 차입 규칙의 재검토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리브스 재무장관의 세금 인상 계획으로 제조업이 크게 둔화되었고, 기업 신뢰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예산과 관련된 논란은 유럽 전역에서 정치적 희생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BNP 파리바 자산운용의 글로벌 최고 투자 책임자인 에드먼드 싱은 이러한 혼란이 미국이 선거 결과의 명확성을 얻고 있는 상황과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의 중심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아마도 그 최악의 시기에 맞물린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예산과 관련된 논란이 유럽 전역의 정치적 풍향을 결정짓고 있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