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신탁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수령한 이후,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하였다는 소식이다. 최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무궁화신탁은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매각 절차를 본격화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부과된 경영개선명령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무궁화신탁은 향후 유상증자 등의 방식으로 자본을 정상화하거나 제3자 인수 등의 방안을 추진해야 하며, 이와 관련된 경영개선 계획안을 내년 1월 24일까지 공식 제출해야 한다. 현재 무궁화신탁의 최대주주는 오창석 회장으로, 그는 62.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3년에 설립된 무궁화신탁은 2009년에 신탁업 인가를 받은 이후, 급속도로 부동산 신탁업에 진출하였으나, 최근의 장기화된 고금리와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재무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되었다. 2022년 하반기부터는 금융당국의 모니터링과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가장 취약한 신탁사로 분류되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중 하나인 NH금융지주가 물밑에서 무궁화신탁 인수를 추진했으나, 인수 시점에서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에 따라 인수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수협 역시 무궁화신탁의 인수를 검토하였으나, 타 투자들의 건전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게 되었다.
특히 신탁사들의 책임준공 소송 리스크가 매각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하락으로 인해 채권단이 신탁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한자산신탁의 경우에도 신라스테이 세종 개발사업에서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약 658억 원의 소송을 당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무궁화신탁이 인수된다면 채권단이 인수자에게 책임준공 확약 이행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신탁사를 인수하고자 하는 원매자들은 이러한 리스크를 쉽게 떠맡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무궁화신탁은 자회사인 케이리츠투자운용의 매각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삼정KPMG가 주관하고 있다. 최근에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3~4개의 원매자가 참여하였고, 거래 규모는 약 6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자산운용과 무궁화캐피탈 등의 관계사들도 매각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