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한 건축자재사업부 매각 추진

롯데케미칼이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되는 건축자재사업부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최근 발생한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사유로 인해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된 가운데,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비핵심 사업 분리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최근 투자은행(IB) 업계의 소식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국내 및 해외 원매자들과의 접촉을 시작했으며, 사모투자펀드(PEF)와 전략적 투자자(SI)들이 해당 사업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적 어려움에 직면한 롯데케미칼이 기존의 화학업종과 관련이 적으면서도 시장성이 있는 사업 부문을 분리해 매물로 내놓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롯데케미칼의 건자재사업은 인조 대리석 브랜드 ‘스타론’, 고순도 자연 석영을 주요 성분으로 한 ‘래디언스’, 100% 자연 광물 원료로 제작한 세라믹 소재 브랜드 ‘로셀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이 사업부의 연간 매출은 약 4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800억원으로 보고되고 있다. 기업가치를 일반적으로 EBITDA의 10배 수준으로 평가하는 관행을 감안할 때, 롯데케미칼의 이 사업부 매각가는 약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에서는 최근 금리 인하와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을 감안할 때, 롯데케미칼이 건자재사업부의 기업가치를 최대 1조원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건자재 시장의 주요 업체로는 LX하우시스, KCC, 현대L&C가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뒤늦게 시장에 참여한 후발 주자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 LX하우시스의 매출은 약 2조5000억원, KCC와 현대L&C는 각각 1조원 대의 매출을 기록한 반면, 롯데케미칼은 4000억원 대의 매출에 그쳤다.

건자재사업은 과거 2~3년간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지속되며 다시 건설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할 경우, 이 사업부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물가 상승에 따른 건축자재 가격 인상이 투자 매력도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와 같은 유동성 위기설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다양한 비핵심 사업 부문의 매각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포함된 유통(롯데쇼핑), 관광(롯데호텔), 화학(롯데케미칼) 부문을 제외하고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롯데그룹은 매각 주관사로 UBS를 두고 국내 렌터카 1위 업체인 롯데렌터카의 매각도 진행 중이다. 매각 대상은 롯데렌탈 경영권 지분 약 60.67%로, 롯데그룹은 1조원대 중반으로 매각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이러한 조치를 통해 유동성 위기설을 불식시키고 향후 전략적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