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의 주가는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지분 매입 경쟁으로 인해 다음달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급등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고려아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58% 상승한 141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무려 30%까지 상승해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급등세는 지난달 27일에도 8.29% 올랐으나, 주가는 100만원대를 재탈환한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임시 주총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놓고 벌어지는 치열한 샅바싸움의 연장선상에 있다. MBK와 영풍 연합은 신규 이사 선임안과 집행임원제도 도입 관련 정관 개정안 등을 의제로 삼고, 의회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3일에 임시 주총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가 상승은 평가는 아울러 부정적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자사주 매입에 따른 재무 부담이 커졌음을 지적하며 고려아연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고려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사는 최근 자사주 매입으로 인해 재무 부담이 증가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설정한 바 있다. 현재 고려아연의 선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A+’로, 향후 몇 달 내 ‘AA’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형진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최근 자사주 매입으로 인해 1조8000억원의 현금이 유출됐으며, 재무적 부담이 심화됐다”며 “많은 자금을 외부 차입을 통해 확보한 만큼 순차입금이 2조원 내외로 증가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전에 한국기업평가도 고려아연의 기업신용등급(ICR)과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대상으로 등록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과 자사주 매입으로 인한 재무적 부담이 교차하면서 주가의 불안정성이 커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다음달 임시 주총에서의 결정이 기업의 미래에 미칠 영향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