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와야 이자라도 갚지요”…은행권 부실채권 증가세에 우려

4분기 추가 악화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가 나오며, 하반기 국내 경제의 둔화가 은행권 부실채권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14조5000억원에 달하며, 이는 17분기 만에 최대치다. 특히 소상공인 등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신용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도 2분기보다 1000억원 증가하여 14조5000억원에 도달했다. 이는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 대출을 의미한다. 부실채권 비율은 0.53%로 전 분기와 동일하게 유지되었으나, 신규 부실 규모가 5조1000억원으로 감소하며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반기 경기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4분기에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감원은 현재의 연체율 상승 추세와 신규 부실채권 발생 규모가 예년 대비 높은 점을 감안해, 취약 부문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강화하여 손실 흡수 능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내수 경기가 침체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연체 위험이 급증하고 있으며, 최근 1년 사이 다중 채무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753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역사적 최고 기록이며, 만일 자영업자들이 이어지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은행권의 추가적인 손실이 우려된다.

다중 채무자의 연체액과 연체율 역시 2분기 기준에서 각각 13조9000억원과 1.85%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3분기 이후로도 다중 채무자들의 채무는 줄어들지 않는 추세로 예상된다. 부실 차주의 연체는 비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경기도에서 다중 채무자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은 지난해 21.8%에서 올해 21%로 소폭 줄었으나, 경기도는 26.5%에서 27.2%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추가적인 충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우리 금융권은 지속적인 부실채권 증가와 연체율 상승으로 인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신용 위험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은 더욱 적극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4분기의 경과에 따라 은행의 부실채권 처리와 대응 전략이 더욱 주목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