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이 16세 연하의 모델 문가비와의 사이에서 출산한 아들의 친부임을 인정하며 많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24일 그의 발표는 혼인 외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드러내고 있지만, 그가 그동안 쌓아온 젠틀한 이미지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연예계에서 혼인 관계 외에서 출생한 자녀, 즉 혼외자는 과거에 치명적인 스캔들의 주제로 여겨졌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2014년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이 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그의 전 여자친구가 출산한 아기가 보도된 후, 서울대 법의학교에서 친자 확인을 받으며 큰 이슈가 되었다. 김현중은 이후 활동을 재개했으나 인기 회복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변화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혼외자에 대한 예능 프로그램의 노출이 늘어나고 있다. 김용건은 2021년 혼외자와의 관계를 공개하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족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나누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과거에 비해 혼외자에 대한 인식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우성의 사례는 그간의 이미지를 고려할 때 대중의 반응이 크게 갈리는 상황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혼인은 구시대적”이라는 주장에서부터 “실망이다”라는 반대 의견까지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혼인 외 출산 사례가 국내에는 드물지만, 최근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증가하고 있어 인식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정우성이 책임감을 보인다면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의 혼외 출산 비율은 점차 상승하여 지난해 처음으로 4%를 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출생 통계에서 혼인 외 출생아는 1만900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4.7%를 차지하며,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2021년부터 재차 증가세에 있다.
김민정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이러한 변화가 비혼 출생에 대한 사회적 시선의 완화로 이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반면 노명우 아주대 교수는 “한국은 혼외 출산에 대한 관용이 부족한 데다 미혼모에 대한 차별이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한국의 혼인 외 출생률이 낮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에 따르면 주요국의 비혼 출생 비율은 프랑스 62%, 영국 49%, 미국 41%에 비해 한국은 4.7%로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혼모와 비혼 출산 가정을 위한 사회적 지원과 제도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정우성과 문가비의 사례가 한국 사회에서 혼외자와 비혼 출산에 대한 더 나은 이해와 수용으로 이어질지를 주목하는 시선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혼외자 출생 증가와 그에 대한 인식 변화가 어떻게 이어질지 향후의 진행 상황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