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국내 렌터카 시장 1위 기업이 매각 추진에 대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당사의 최대주주 등은 외부로부터 롯데렌탈 지분 매각에 대한 제안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롯데렌탈은 구체적인 결정을 하게 되는 시점에 다시 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
맥락상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공식 발표는 매각 추진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롯데그룹은 현재 주요 투자은행(IB)과 접촉해 롯데렌탈 매각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대상은 롯데렌탈의 경영권 지분 약 60.67%로, 현재 주요 주주로는 호텔롯데(37.80%), 부산롯데호텔(22.83%) 등이 있다.
롯데렌탈의 시가총액과 업계 점유율, 경영권 지분을 고려할 때, 예상 매각가는 약 1조 원에서 1조 원 중반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렌탈은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 21%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SK렌터카(15%), 현대캐피탈(13%), 하나캐피탈(6%) 등이 위치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롯데렌탈 매각을 결정한 배경에는 주력 사업인 유통과 화학 부문에서의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롯데렌탈 매각을 통해 확보할 자금은 최근 적자 전환한 호텔롯데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향후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롯데렌탈 매각과 관련된 IB 업계에서는 SK렌터카의 사례를 언급하며 주요 사모펀드가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SK렌터카 입찰전에 IMM프라이빗에쿼티,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참여한 바 있으며, 어피너티는 최종적으로 SK렌터카를 8200억원에 인수한 경험도 있다.
렌터카 비즈니스는 일반적으로 회사채 및 차입금을 통해 신차를 구매한 후, 이를 3~4년간 고객에게 장기 렌탈해 수익을 창출하며, 이후 중고차로 매각하여 차익을 기록하는 구조를 갖춘다. 따라서 신차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구매하느냐가 수익성의 핵심 요소가 되며, 현재 기준금리가 낮아지는 국면에서는 렌터카 비즈니스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국내 렌터카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렌터카 시장 규모는 약 8조5000억원에서 2026년에는 10조4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및 기업 고객들이 할부 구입보다 렌터카를 선호하는 이유도 이러한 성장세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 렌터카 인가대수는 약 122만대로, 전체 승용차 등록대수 대비 5.7%를 차지하며, 2026년에는 140만대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렌탈의 최근 실적도 안정적인 가운데, 2021년에는 약 2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22~2023년 사이에는 매출이 2조7000억원대로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연간 3000억원대에서 꾸준히 기록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성장은 롯데렌탈의 매각 시너지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