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페타시스가 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이하 유증) 계획을 기습적으로 발표한 이후 시장에서 실망감이 커지며 주가는 30% 이상 하락했다. 유증 예정가격이 1주당 2만7350원으로 책정됐지만, 이수페타시스의 주가는 현재 2만원대에 머물며 유증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의 주가는 11월 18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5.58% 하락한 2만1150원으로, 유증 발표 전인 지난 8일(3만1750원)과 비교해 33% 하락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수페타시스가 발표한 유증 계획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기습적인 발표로 인해 시장의 신뢰도 또한 떨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유증을 통해 확보하려던 금액 중 약 3000억원은 2차전지 소재기업인 제이오 인수에 사용되고, 나머지 2500억원은 이수페타시스의 설비 투자에 사용될 예정이었다. 이수페타시스는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의 수혜주로 꼽혀왔지만, 이번 유증 계획으로 인해 주주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기고 말았다.
증권가는 특히 인수할 제이오가 2차전지 소재기업이라는 점에서 이수페타시스의 본업과의 연관성이 적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양승수 연구원은 “이수페타시스 주주는 AI 기반 고다층기판의 성장성을 공유하기 위해 투자했지, 2차전지 관련 투자자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수페타시스는 이번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이용해 급증하는 AI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설비 증설 및 포트폴리오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유증 예정 발행가보다 낮아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어 향후 유증 진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유증 가격은 1차 발행가와 2차 발행가 중 낮은 가격으로 결정되며, 현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경우 이수페타시스는 유증 계획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인수자금 외에는 추가적인 설비 투자 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이수페타시스의 최근 유증 발표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을 조사 중이며, 이는 기관의 대규모 매도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증권업계에서는 이수페타시스에 대한 투자에 신중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공장 증설 과정은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익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유증 이후 공장 가동률이 회복되는 시점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