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기술 기업 CEOs들이 최근 리스본에서 열린 웹 서밋 기술 컨퍼런스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후 유럽이 ‘유럽 우선’ 접근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위스 VPN 회사 프로톤의 CEO인 앤디 옌은 유럽이 미국의 대형 기술 기업들이 차지한 중요한 기술 영역에서 보다 공격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제 유럽이 발 벗고 나설 때입니다. 과감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아메리카 우선’ 리더가 있기 때문에 우리의 유럽 리더들도 ‘유럽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리투아니아 중고 의류 앱인 빈트드의 CEO인 토마스 플란텐가는 유럽이 “옳은 선택”을 함으로써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자국의 안전과 에너지 확보, 교육과 혁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가들은 자신을 돌보고, 강한 동맹을 형성하려고 합니다. 소득원으로 줄어들 경우 우리는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웹 서밋에서 또 다른 주제를 이끌었던 것은 ‘인공지능 주권’, 즉 각국이 AI 기반 시스템을 지역 언어와 문화, 가치에 부합하도록 지역화해야 한다는 아이디어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AI 분야에서 주요 기업이 된 상황에서, 이 회사의 AI 도구에 대한 지배적인 위치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국가는 더욱더 국산 기술 개발로 나아가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술 거대 기업들에 맞서기 위한 유럽 연합의 규제 조치, 특히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과 같은 법안의 도입은 최근 표면화된 이슈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출현으로 인해 유럽이 이러한 엄격한 규제를 철회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프로톤의 앤디 옌은 “유럽이 글로벌한 마인드를 가지고 공정하게 외부 시장에 열려 있다고 생각하지만, 미국과 중국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강경한 조치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모질라 재단의 CEO인 미첼 베이커는 EU의 디지털 시장법이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켰다고 전하며, 시장 구조가 어떻게 중앙집중화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서 안드로이드의 ‘선택 화면’을 언급했습니다. 사용자 선택의 다양성이 미약한 현재의 기술 구조에서 나오는 문제점들을 지적한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럽의 기술 산업은 앞으로도 자립성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 국제 경쟁에서도 생존하기 위해 ‘인공지능 주권’과 ‘유럽 우선’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달라지는 글로벌 기술 환경 속에서 유럽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