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증시와 달러 가치, 그리고 비트코인 등의 가상자산 가격 상승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 자금이 크게 빠져나가고 있으며, 이 같은 경향이 지속된다면 원화가치 하락, 가계 부채 증가, 증시 위축 등으로 이어져 한국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 ‘트럼프 트레이드’라는 흐름 속에서 비트코인이 가장 두드러진 대표주자로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가 취임하게 될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비트코인의 수익률이 최근 한 달간 36%에 달하고 있다. 지난 13일 비트코인은 역대 최고가인 9만3265달러를 기록하면서 이는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하루 거래 대금이 33조원에 이르는 등 열기를 더하고 있다.
지난 1개월 간 업비트에서 상장된 147개 코인 중 130개의 가격이 상승했고, 이 중 4개의 코인은 100% 이상 오른 상황이다. 이러한 가격 급등으로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면서, 국내 증시와 비교해 미국 증시는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 S&P500 지수는 최근 1년 간 30.05%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동안 한국의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87%와 15.50% 하락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시장으로 자금을 쏟아붓고 있어서 한국 증시가 취약한 가운데,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원화 가치는 2.3% 평가절하되었지만, 최근 트럼프 대선 승리 가능성이 언급된 이후에는 그 지표가 7.6%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달러당 원화 값이 1355.5원으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에 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 당국도 투자자들이 가계 빚을 늘리는 경향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가상자산 열풍으로 인해 신용대출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가계 대출 억제에 어떤 변수가 작용할지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가계대출 상품 취급을 중단한 상황에서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외국인 자본 유출과 수입물가 상승이 맞물리며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한국 경제는 새로운 위기의 전환점에 다다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