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이사들을 대상으로 약 7천억원 규모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와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의 과정에서 이사들이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영풍은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이사회가 결정한 내용을 문제 삼아 손해배상 소장을 제출했다. 청구된 손해액은 총 6,732억원으로, 이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영풍 측은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고려아연 이사회는 주당 약 56만원에 거래되던 주식을 89만원에 공개매수하기로 결정햇고, 이로 인해 회사는 상당한 손실을 입었으며, 이사들이 이에 대해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송에 포함되는 이사는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10명으로, 공개매수에 반대한 3명은 제외됐다.
주주대표소송은 주주가 기업의 경영진의 잘못된 결정이나 불법행위를 이유로 회사를 대신해 책임을 묻는 법적 절차로, 원고가 이기게 되면 배상금은 주주가 아닌 회사에 귀속된다. 이번 사건에서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주식을 높은 가격으로 매입한 이유가 불투명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통해 발생한 손실을 보전받기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하게 됐다.
또한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을 위해 차입한 자금과 이에 대한 이자 비용은 청구액에 포함되지 않았다. 영풍 측은 그러한 금리가 손실을 더욱 확대할 수 있었지만, 이번 청구에서는 그러한 점을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영풍 측이 같은 이유로 제기한 공개매수 절차중지 가처분 신청은 한 차례 법원에 의해 기각된 바 있으며, 당시 법원은 고려아연의 적정 주가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주주대표소송은 영풍과 MBK가 충분히 시간적 여유를 두고 진행할 예정으로, 본안소송 단계에서도 치열한 법리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안이 고려아연의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의 투명성 문제에 대한 논란을 더욱 증폭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은 향후 국내 기업들의 경영 투명성과 주주 권익 보호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법원에서의 판결에 따라 산업 전체의 지배구조 및 주주 권리 문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