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업계,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원화 약세로 적자 전환

최근 면세점 업계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3분기에 영업적자 1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싹쓸이 쇼핑’이 현저히 줄어들고 원화 가치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면세 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순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4361억원에서 4717억원으로 8.2% 증가했지만, 인천공항 정식 매장 개점으로 인한 임대료 부담과 중국 소비 침체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 구매 감소가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다. 그 결과 당기순이익은 366억원으로 전년 동기(618억원) 대비 40.7%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3분기 신라면세점,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면세점 등 주요 4개 면세점이 모두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3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적자 전환했고, 현대면세점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2282억원을 기록하며 8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롯데면세점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에도 영업손실 183억원을 경험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면세점 부진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방문이 대폭 줄어들고,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방식이 개별 배낭여행 중심으로 변화한 것도 큰 요인이다. 또한, 원화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면세점 쇼핑을 줄이게 된 것도 업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외국인들은 면세점에서 명품이나 기념품을 많이 구매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인들은 오히려 엔저 혜택을 받고 있는 일본으로 쇼핑을 가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기존 상품을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차익 효과는 있지만, 이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결국, 면세점의 부진은 전체 소매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신세계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70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9.5% 급감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면세점 이외 다른 소매업체에도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