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에서는 ‘트럼프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방산주와 조선주, 금융주, 가상자산 관련주 등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강화와 관련이 깊다. 7일 기준으로 증권가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4.52%)와 한국항공우주(1.82%), LIG넥스원(3.66%)의 주가가 각각 52주 신고가를 경신함에 따라 이들 방산주에 대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장중 40만5500원까지 올랐고, 한국항공우주와 LIG넥스원은 각각 6만2500원과 27만원까지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지출 증가를 예고하면서 방산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방산주는 또한 트럼프의 재집권 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지정학적 갈등이 증가할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조선주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하며 한화오션(21.76%), HD현대중공업(15.13%), 삼성중공업(9.17%) 등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화석연료 에너지를 선호하고 있기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선주에 대한 기대가 실현된 셈이다. 특히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조선업에 대한 협력을 언급하며 매수세가 한층 더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조선주에 대한 경계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B증권의 정동익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은 국내 조선 산업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하다. 그는 보호무역주의가 해상 물동량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 환경 정책의 후퇴가 조선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외에도 금융주와 가상화폐 관련주도 수혜주로 분류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금융 규제 완화 정책을 내세우고 있으며,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KB증권은 트럼프 정책과 현재 업황의 교집합으로 인공지능(AI)과 규제 완화가 기대되는 자율주행, 바이오, 원전, 금융 부문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키움증권은 AI 관련 주식, 방산주, 금융주를 추천 업종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 구체적인 정책이 확정되기 전까지 국내 증시는 불확실성으로 이어져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키움증권의 김유미 연구원은 “각 업종마다 유불리 요인이 다르므로 반드시 취사선택이 필요하다”며 “정책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업종에 중점을 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